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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위치 : 문화/연예 > 문화 | | |
작성일 : 20-07-0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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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과 동심 조화” 애기부처 보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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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운영자
 조회 :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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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둥글고, 살은 통통하고…. 일제강점기인 1925년 무렵 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에 흥미로운 불상이 전시되고 있었다. 돌로 만들었고, 앉아있는 형상의 불상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보고서 <경주 남산의 불적>(1940)에는 “이 불상은 1924년 10월10일 경주 남산의 장창곡 고분에서 출토된 것”이라고 소개돼 있다.
하지만 이런 불상이 어떻게 고분에서 출토됐겠는가. 불상 주변에 고분이 5~6구 흩어져있는 데다 무너져내린 돌방(석실)에서 발견되었기에 ‘고분(돌방무덤) 출토’라 잘못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불상은 한 구가 아니었다. 그 이전 원래 자리에서 벗어나 경주 내남면 월남리 민가가 보관했던 협시보살 2구 역시 박물관에 이전된 바 있다. 무너진 돌방에서 발굴된 불상은 본존불이고, 민가에서 찾아낸 2구는 이 본존불을 좌우에서 보좌하는 협시보살이었다. 3구를 다 찾은 장창곡 불상에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이라는 정식 이름이 붙었다.
이 삼존상은 귀엽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를 닮았다 해서 ‘애기부처’ 혹은 ‘동안(童顔)의 미륵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불상 3구 모두 얼굴이 둥글고 통통하게 살이 올라 있으며 이목구비가 작고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다. 특히 좌우 협시보살은 4등신, 즉 어린아이 신체비례를 그대로 표현한 동자의 모습을 띠었다.
<삼국유사>에는 미륵이 동자의 모습으로 변해 나타나는 예가 적지 않다. 예컨대 “굶어 죽은 15세 아이의 무덤을 파냈더니 돌미륵이었다”(<삼국유사> ‘탑상·낙산이대성관음정취조신’조)느니, “승려 진자가 만난 미목이 수려한 소년이 미륵선화로 화현했고, 진지왕은 이 소년을 화랑으로 삼았다”(<삼국유사> ‘미륵선화미시랑진자사’조)느니 하는 기록이 있다. 아닌 게 아니라 15~16살에 화랑이 된 사다함과 김유신, 관창은 신라의 삼한일통을 이룬 주역들이다. 또한 <장자자경제경> 등을 보면 미륵이 부처에게서 수기(受記)를 받고 출가하는 나이가 16세로 인식되었다. 15~16세는 화랑이 되거나 미륵이 수기를 받는 아주 중요한 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의 경우 본존불은 15~16세의 모습을 갖춘 미륵여래상으로, 좌우 협시 불은 애기보살로 해석하는 연구자도 있다.
문화재청은 신라 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 중 하나로 꼽히는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삼존상의 크기는 본존불이 높이 167㎝ 정도이고, 좌협우협시상은 98~100㎝ 정도다. 본존상은 원만한 얼굴에 두 눈을 아래로 지그시 내려 사색에 잠긴 표정이다. 아담한 체구인 두 보살상은 머리에는 보관(寶冠)을 썼고, 온몸에 천의(天衣)를 입었다. 입가에는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황정연 연구사는 “삼존상의 원 위치가 확인됐고, 국내에서 가장 이른 의좌형 미륵삼존불이며, 불심과 동심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수준 높은 조각양식을 보여준 점 등을 감안해서 보물 지정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출처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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